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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yint's blog

110613월 - 그냥 생각나서 그렇게 말할수만 있었다면 이렇게 오래걸리진 않았을 텐데 알고보니 그건 엄청난 용기가 필요한 말이었더라 본문

FM 음악도시 성시경입니다./사랑을 말하다

110613월 - 그냥 생각나서 그렇게 말할수만 있었다면 이렇게 오래걸리진 않았을 텐데 알고보니 그건 엄청난 용기가 필요한 말이었더라

진트­ 2013. 2. 20. 01:17

그냥 생각나서 그렇게 말할수만 있었다면 이렇게 오래걸리진 않았을 텐데

알고보니 그건 엄청난 용기가 필요한 말이었더라

하루종일 네 생각만 했어.

실은 100번이나 전화하려고 했어.

그런말들보다 훨씬 더 어려운 이야기.

나한테 돈이라도 좀 빌려가지 그랬어.

그랬으면 핑계라도 있었을텐데.


그런 이야기 하려고 했거든

아. 어딜좀 가게될거 같다고. 출장으로 떠나지만 사나흘 쯤 여행도 할수 있을거 같다고.

해야 할일이 끝나고 다른사람들 한국으로 돌아가고 나면

나는 기차를 타고 거기서 한 두 시간 떨어진 시골 마을에 갈거라고

여행책에도 나와있지 않은 그런마을

지도는 없지만 그래도 괜찮을거야. 걷다가 "어? 여기가 아닌가 보네?"

돌아서 걸으면 다시 출발한 곳으로 돌아올 수 있을만큼 작은곳이니까

그런데에서는 길을 잃을 수 없으니 너도 얼마든지 돌아다닐 수 있을텐데


지금쯤 그 지역은 햇살이 굉장하대

볕이 좋은곳은 잔디가 조금 말라있고. 눈이 부시고

그러다가 그늘로 들어오면 흙은 축축하고. 갑자기 눈앞이 캄캄해지는 것 같겠지

너는 조심해야할거야. 극장에 들어가면 항상 계단에서 발을 헛딛으니까


그런이야기 하려고 한달 전 쯤 전화를 했었어.

아니, 솔직히 말하면 네 번호를 찾아서 누르긴 했는데

연결음도 못듣고 끊었어. 그때라도 전화했으면 달라졌을까?


아까 너도 날 봤다는거 알아.

내가 아는 척도 못하고 고개를 돌린건, 아직도 네가 미운게 아니라 너무 화가 났었어.

이렇게 빨리 너한테 다른 사람이 생길 줄 몰랐어. 아니지.. 생각하면 빠른것도 아닌데

넌 괜찮은 사람이고, 난 연락도 안했고

그러니까 얼마든지 그럴 수 있는데

그냥 생각나서 그렇게 말할 수 있는 용기만 있었으면 전화를 걸 핑계같은거 난 도대체 그런게 왜 필요했을까?


미움은 가장 빨리 사라졌고, 오해는 저절로 풀렸고

원망은 성급했던 나에게로 향했으니 

다시 다가서기 위해 필요한 것은 핑계를 만들지 않는 용기

어쩌면 그것 하나뿐이었는데


사랑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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