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 시작된 여러개의 생각들이 복잡하게 얽혀드는 밤이면 

그 생각의 미로 속에 내가 갇혀 버릴 때가 있다

한참을 헤매다 누구든 날 여기서 좀 꺼내달라고 소리치고 싶지만 차마 목소리가 나오질 않는다.


두려워서.

그렇게 이렇게 나 혼자라는 사실 확인하게 될것만 같아서.


신경숙 작가의 소설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에서 주인공 연은 말했다.

"가끔은 왜라고 묻지않는것 자체가 고마울때가 있다"고

어쩌면 누군가에게 마음을 털어놓는 일은 가까워지는게 아니라 

가난해지는 일일지도


오히려 누군가와 가까워지는일은

침묵속의 공감을 통해 이뤄지는 것일지도 모르겠다고 말이다.


말은 때때로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이

어떤 상황이나 감정을 틀안에 가두고

우리가 바라보는 대상을 그리고 내 스스로를 규정짓게 만든다.


내가 이런 사람이라고 말하는 순간 

그 말은 곧 내가 된다.


내가 누군가에게 힘들다고 말하면, 나는 그사람에게 힘든 사람이 되고

내가 누군가에게 행복하다고 말하면, 나는 그사람에게 행복한 사람이 된다.

누군가 나를 사랑한다고 말하면, 그 순간 나는 누군가에게 사랑을 받는 사람이 되고

그 누군가는 날 사랑하는 사람이 된다.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그것이 전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하고 듣는 그 단순한 말들속에 

갇혀살게 되는 것이다.


어쩌면 지금 헤메고 있는 복잡한 생각의 미로는

스스로 꺼낸 말들의 벽들일지도 모르겠다


때론 너무 무겁다는 핑계로

때론 내가 숨을곳을 만들기 위해 

마음에서 두서없이 꺼낸 말들이 결국 내가 가야할 곳을 막고 나를 가둔 것이다.


돌아보니 마음은 텅 비어있고, 

그 옆으로 내가 쌓은 벽만 높다랗게 서있다.


지금 왜? 냐는 물음은 우리를 그곳에서 꺼내주기는 커녕

그 미로속으로 더 깊숙히 끌고 들어갈 뿐이다.


누군가 내게 작은 창이라도 내어줬으면 좋겠다.

그 창을 통해 따스한 햇살이 모여들고

조용한 바람이 넘나들고

그렇게 이쪽의 공기가 저쪽으로 자연스레 섞이듯이

우리의 마음도 그렇게 같아졌으면


오늘에 남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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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 없이 달려왔던 것 같은데 한동안은 참 많이도 바뻤던거 같은데.

그동안 내가 무엇을 했을까 돌아보면 아무것도 없는 듯 공허하기만 하다

까만 밤 내 목소리만이 웅웅 울리는 텅 빈 하루가 흘러가고 있다.


한 소설가는 사람이 이기적일 수 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우리 인생은 반복 재생의 기능도 없을 뿐더러 재활용 할 기회 조차도 없기 때문이라고

같은 순간을 한 세 번 쯤 살수 있다면 어떻게 살면 되는지 알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우리앞에 놓인 인생이란 언제나 만든 지 사흘정도가 된 완전히 새로운 것들뿐이라서 

다들 어떻게 살아야하는 것인지 모르기 때문이라고 어쩔수 없이 이기적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같은 순간을 정말 세 번쯤 살 수 있다면 

한번은 그냥 마음가는대로 살고,

한번은 누군가를 위해서 살고, 

마지막 한 번은 오로지 나만을 위해 살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영원히 같은 순간이란 없다.

언제든 기회든 단 한번 뿐이고, 내가 어떤 선택을 하든, 결과가 어찌 됐든 

결국 그 뒤의 이야기를 이어가는건 남이 아닌 나 자신이니까


이기적이라는 비난을 감수하고라도 나를 위한 선택을 하게 되는 것이다.


내가 아니면 내 인생을 살아줄 사람이 없다는 사실은 우리를 더욱 이기적인 사람으로 만들고

어느 순간 우리가 혼자임을 절실히 느끼게 한다.

어쩌면... 그래서 더 내일이 두렵고 문득문득 외로워지는지도 모르겠다.


매일매일 내가 만들어가고 있는 나라는 이야기가 영 불안한 것이다.

내가 잘하고 있는지 확인 받고 싶을 때 우리는 자꾸 뒤를 돌아보게 된다.

뒤돌아 보면 갑자기 불이 꺼진듯이 아무것도 보이지 않다가 

저 멀리 불빛처럼 하나 둘 다가오는 기억들이 있다.


내가 걸어온 시간들

내가 만나온 사람들

한 때는 죽을만큼 힘들었으나, 이제는 그 아픔조차 희미해진 '추억' 이라는 것들


그래도 다행이라고, 오늘이 끝이 아니니까 

어제에서 오늘로 오늘에서 내일로 이어지는 이야기가 있으니까

비록 지금은 힘들지라도 먼 훗날 또 다른 내일을 살게 할 

오늘에 남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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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소설가는 말했다.

우연이란 일상에서 스치고 지나가는 가벼운 사건들에 불과하지만,

우연을 인연으로 해석할 줄 아는 사람에겐 결코 가볍지 않을 것이라고


소설속에선는 자주 있는 우연이 실생활에서 일어나지 않는다면 

그것은 우연의 의미를 자기에게 맞게 해석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고


문득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 소설속에 '옛날 옛적에'로 시작하는 한 소년과 소녀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이 세상 어딘가에 자신과 꼭 닮은 100%의 연인이 있을거라고 굳게 믿으며 살고있는 소년과 소녀는

어느날 우연처럼 길 모퉁이에서 마주친다.

한 눈에 서로가 100% 연인임을 알아본 그들은 행복해하지만,

그들에겐 곧 사소한 의심 하나가 생기고 만다.


"'이렇게 쉽게 만날 수 있다니, 혹시 우리가 100%의 연인이 아닌게 아닐까?"

소년과 소녀는 실험을 해보기로 했다.

만약 100%연인이 확실하다면 지금 이렇게 헤어진다고 하더라도

언젠가, 반드시 다시 만날 수 있을테니

다시 만나게 되면, 그 때 결혼하자고.


결말은 예상대로다.

그들은 그렇게 헤어졌고.

서른살이 넘어 다시 마주쳤지만, 결국 서로를 스쳐지나 사람들 틈으로 사라지고 말았다.


어쩌면 우리는 엉뚱한 것을 찾아 헤매고 있는건지도 모른다.

꼭 만나야 할 필연같은건 애초에 없는건지도.

끊임없이 일어나는 우연들 속에 속고 있는 것 뿐일지도 모른다.

어차피 사랑이 인연을 가장한 우연을 발견하는 것이라면 

우리는 혹시...라는 의심을 접어두고 제대로 속아줄 필요가 있지 않을까?

넓은 세상속에서 나와 100% 꼭 맞는 사람을 찾는 것보다 쉼 없이 스쳐 지나가는 우연속에서

누군가를 발견하고, 그 사람을 '나의 100% 연인이다!' 믿는 것이 훨씬 더 쉬울테니까.


사랑은 늘 그자리에 있다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이 멀게 느껴지는 건 내가 사랑을 떠나 왔기 때문이라고

오늘에 남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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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마음이 모두 내맘같을 순 없다는걸 알고있지만 

서로 다른 마음 때문에 하루의 끝이 유독 무겁게 느껴지는 날이 더러 있다.

모든 사람들에게 좋은 사람이 될수 없다는 걸 잘 알고있지만, 그 누군가에게도 나쁜 사람이 되고싶지 않은 욕심 때문에 


어느 작가는 말했다.

"결국 착하다는 건 순종한다는 의미와 가까운지도 모르겠다"고

자신의 감정 따위는 모두 잊은 듯 꾸욱 꾸욱 누르며 살아야 착한 사람이 될 수 있으니까

좋은사람은 대부분 착한 사람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착한 사람이 모두 좋은 사람은 아니다.

오히려 착하다는 굴레에 스스로 갇혀 사는 사람들은 그들을 아끼는 이들에게 더없이 나쁜 사람인 경우가 많다.


나에게 있어서 좋은 사람이란 모두에게 착한사람이 되기 위해 

자신은 물론 자신을 아끼는 사람들까지 희생시키는 사람이 아니라

때론, 다른사람에게 나쁜 사람이 되면서까지 우리를 지키는 사람이니까

하지만, 그 순서가 뒤바뀐 착한 사람들이 세상엔 너무 많다.

모든 사람에게 좋은 사람이 되고싶은 욕심에 

정작 자신이 지켜야할 소중한 사람에게 가장 나쁜 사람이 되고 마는 '나' 라는 나쁜 사람 때문에

때론 내가 아프고, 때론 우리가 아프다.


그러고보면 가장 위험하고도 이기적인 생각이 모두에게 좋은사람이 되고싶은 욕심이 아닐까 싶다.

말로는 널 위한다고 하지만 결국은 내가 다치기 싫어서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떠넘기는 것이다.

좋은 사람으로 남고싶은 욕심에 이미 마음이 떠난지 오래인데도 헤어지자는 말을 꺼내지 못하고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욕심에 마음이 없는데도 차마 거절하지 못해 덧없는 희망을 키우게 하면서

상대에게 더 큰 상처를 남긴다.


나쁜 사람이라고 마음껏 원망할 기회조차 앗아간채로


자, 그러니 꼭 좋은 사람일 필요는 없다고.

다만 비겁한 사람은 되고싶지 않다고

오늘에 남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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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엔 잘 모르고 지나쳤던, 누군가의 배려가 한없이 크게 다가올 때가 있다.

어느 밤, 가지런히 정리돼 있는 침대 위에 누워 까슬까슬하게 잘 말려진 새 이불의 냄새를 맡을 때, 

내 방에 놓인 가습기가 매일 같은 눈금으로 채워져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 

소리없이 한결 같은 그런 엄마의 마음이 느껴질 때.


이정록 시인의 <의자>라는 시에서 시인의 어머니는 이렇게 말했다.

허리가 아프니까 세상이 다 의자로 보인다고.

꽃도 열매도 의자에 앉아있는 거라고

참외밭의 지푸라기를 깔아주고 호박의 똬리를 받쳐주는 것도 그것에 맞는 의자를 내어주는 거라시던 시인의 어머니는

"사는 것도 별게 아니다. 그늘좋고 풍경 좋은 데다가 의자 몇개 내놓는 거다"

하셨다.





그 말들이 오늘 새삼 아프게 읽힌다.

왜 어머니라는 이름을 갖고 있는 사람들의 눈에는 늘 당신이 앉아 편히 쉴 의자보단

당신이 내어줘야 할 의자가 먼저 보이는 걸까.

아픈데 세상이 다 의자로 보일만큼 아픈데도, 어머니는 자신이 앉을 의자를 기꺼이 가족들에게 내어주고 홀로 서있다.


그러면서도 더 좋은 곳에 더 편안한 의자를 내어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하신다.

내가 아프고 힘든게 늘 먼저인 우리는 아무렇지도 않게 어머니가 내어준 그 의자에 앉는다.

힘들게 서있는 사람은 보지도 않고, 의자가 너무 딱딱하다고 불평하면서.


어른이 되고 세상속의 크고작은 벽들과 싸워가면서 아주 조금씩 부모님의 마음을 헤아리게 될 줄 알게된 우리는 

종종 이렇게 말하곤 한다.

"이제 자식 걱정 하지 마시고, 두 분의 인생을 즐기세요."

물론 진심으로 부모님을 위해 했던 말이었지만, 생각해보면 그마저도 우리의 이기심이었던것 같다.

그래야 마음편히 두 분을 모른척 할 수 있으니까.

그래야 두분과 상관없이 행복한 우리가 덜 미안할 테니까.


시간이 흐를수록 받은 마음은 점점더 많아지는데,

갚을 시간은 점점더 줄어들고, 

우리는 여전히 우리 생각만 하느라 바뻐서 두분이 잠시라도 편히 쉴 튼튼한 의자 한 번 되어주지 못한 미안한 마음을

오늘에 남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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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엔 주로 가슴 아픈 이별 장면을 보고 바보처럼 울곤 했었는데
요즘은 그 반대다.


매번 오해하고, 투닥거리는 드라마 속 두 주인공이 서로의 사랑을 확인해가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난다.
단순이 부러워서는 아닌데.. 왜 그런걸까.


어느 시인이 말했다.
"슬픈 것이 다 아름답지는 않은데, 아름다운 것들은 주로 슬프다." 고


왜냐하면 아름다운 것들은 대부분 손에 쥐어지지 않으니까, 가질 수 없으니까 슬픈 거라고.
사랑이 슬픈 이유도 그런 거 아닐까.
너무 갖고 싶을 만큼 내 앞에서 예쁘게 반짝거리는데 손을 뻗으면 자꾸 달아나니까. 좀처럼 손에 쥐어지지가 않으니까.


결국, 사랑이란 사람의 마음이 변하는 일.
하루에도 수십 번씩 쉽게 변하는 마음을 손에 쥘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문제는 그걸 알면서도 그 마음을 가질 수 있다고 사랑이 내 손에 쥐어 있다고 착각하는 우리한테 있다.



어느 순간 조심스럽게 손을 펼쳐 아무것도 없었음을 깨닫게 되었을 때, 
그 쓰라린 허탈감이 이별이란 걸 알게 된 순간부터 사랑은 점점 더 멀어진다.
마치 현실과는 거리가 먼 드라마 속 이야기처럼 이별보다 몇 배는 힘든게 사랑이라는 걸 조금씩 깨닫는다.


예전엔 확실히 시작보다 끝이 어려웠었는데,
지금은 끝보다 시작이 훨씬 어렵다.
예전엔 알지 못해도 마음이 열리곤 했는데 지금은 많이 알아도 마음이 닫힌다.


단순히 누가 옆에 없어서 외로운 게 아니라
아무런 조건 없이 누군가에게 마음을 쏟는 일이
이제는, 내게 너무 어려운 일이라서.


사랑이라는 말만 들어도 마음이 시린 밤.
내 마음과 꼭 같은 누군가를 위해.오늘에 남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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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내가 했던 말들에 대해 생각해본다

내입을 떠나 공기를 타고 바람을 타고 누군가에게 전해졌을 그 말들이 지금은 어떤 모습으로 남아있을지.

오늘 내가했던 말들을 조심스럽게 따라가본다.


아프리카의 어느 부족은 나무가 너무 많이 자라서 불편하거나 쓸모가 없어졌을 때 톱이나 도끼로 잘라버리는 대신 

부족민들이 모여서 그 나무에게 크게 소리를 지른다고 한다. 

"넌 살 가치가 없어, 우린 널 사랑하지않아. 차리라 죽어버려"

같은. 나무에게 상처가 될 말들.


그러면 얼마 안가서 나무는 시들시들 힘을 읽고, 종국엔 말라 죽어버린다는 것이다.

처음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에는 그저 단순히 

"그래. 그럴수도 있겠다" 

고개를 끄덕였던 것 같은데 오늘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냥 한번에 잘라 버리지. 너무 잔인하잖아"


나무에게 있어서 톱이나 도끼로 잘려나가는 아픔이 더 컸을지, 

아니면 영문도 모른채 자신에게 쏟아진 모진 말들을  견디는게 더 아팠을지 그건 알 수 없다.

하지만, 그 나무를 꼭 잘라야 했다면, 그 방법은 톱이나 도끼를 쓰는게 맞다.

톱이나 도끼는 나무를 자르는데 존재 가치가 있지만,

우리가 하는 말은 그 반대니까.

말은 우리가 살아가기 위해 살기 위해 존재하니까.



같은 말도 그 방향이 어디를 향하고 있느냐에 따라 

누군가의 마음속에 가시로 박히고

누군가의 마음속에 꽃이 피고

누군가는 아프고

누군가는 그 말 때문에 또, 살아간다.

어쩌면 말은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힘을 지닌 무기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말이 지닌 가장 위대한 힘은 다시 살게 하는 힘이다.


헤어지자는 말 한마디에 수년간 쌓아온 사랑이 물거품처럼 사라지기도 하지만

안녕 이라는 인사 한마디에 수십년간 모르고 지냈던 사람들이 서로에 마음속에 들어와 앉을수도 있다는 것

그렇게 또다시 함께 살아가게 한다는 것.

말이 이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는 바로 거기에 있으니까.


"괜찮아 잘 될거야"

지금 이 말이 꼭 필요한 그대를 위해


오늘의 남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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