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
- 그녀가말했다
- 위피
- USIM
- HSDPA
- brew
- itmusic
- 자바
- Java
- 한국의 기획자들
- 이지형
- 유희열의라디오천국
- 페이스북
- 차트쇼쇼쇼
- 사요
- 김장훈의who
- SWT
- 김장훈
- "명탐정 코난"
- 모던음악만만세
- 퀄컴
- 러시아
- EV-DO Rev. B
- Wibro
- 라디오
- VoIP
- ETF
- CDMA
- 민동현의토요명화
- 공정위
- 민동현
- Today
- Total
zyint's blog
29세의 크리스마스 본문
29세의 크리스마스 1,2
-
저자: 카마타 토시오
- 역자: 권남희
- 출판사: 리드북
- 출판일: 2000년 11월
- ISBN-10: 8988712102, 8988712110 / ISBN-13:
- 평가:
독서기간
- 2008/03/03 ~ 2008/03/06
줄거리
스물아홉을 맞은 생일날 아침, 주인공 노리코는 아침에 자신의 머리에서 원형 탈모를 발견하고, 낮에는 직장에서 좌천당하고, 그리고 밤에는 3년 동안 사귄 애인을 다른 여자에게 빼앗기는 인생 최악의 생일을 맞이한다. 여기서 원형탈모는 왠지 뜬금없고 우스꽝스럽지만, 결국 스물아홉의 노리코가 이제 꽃다운 젊음에서 성숙한 여인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일종의 상징으로 볼 수 있다. 스물아홉, 어리지도 않고 그렇다고 나이 먹었다고도 볼 수 없는 그 스산하고 가슴 서늘한 나이에 노리코는 인생의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한 것이다.
그러나 주인공 노리코와 그녀의 친구 아야는 여느 멜러물의 주인공들처럼 가녀린 어깨를 들썩이며 구슬 같은 눈물로 동정심이나 유발해내는 그런 종류의 여자가 아니다. 오히려 여자 때문에 괴로워하는 그들의 마음 착한 남자친구 신타니에게는 강한 엄마가 되어 주기도 하는 씩씩한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다. 유난히도 힘들게만 느껴졌던 스물아홉 해를 보내며 맞이한 크리스마스! 그래서인지 그들의 크리스마스가 유독 아름답게 느껴진다. - 예스24 출판사 리뷰
인상깊은 구절
1권
- 54페이지: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만나고 있는게 아닌가? 말하고 싶은 것 말하고 싸울 일 싸워도 관계는 망가지지 않는다. 우정 따위 거창한 게 아니라 만나서 식사하고, 술 마시고, 수다 떠는것이다. 그러나 그 관계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면서 우린 왜 그랬을까?
- 61페이지: 아야도 노리코도 켄도 고민은 있다. 나이를 먹을 수록 고민도 깊어진다. 다음날에는 잊을 수 있는 고민이 그 다음날, 또 그 다음날이면 다시 생겨난다. 그러나 어찌됐건 우린 지금 함꼐 여기 있잖아. 좋은 친구와 맛있는 요리를 먹고 술을 마시며 속내를 털어놓다 보면 또 힘내서 살아야지, 하는 힘이 저절로 내 안에 들어차게 된다.
- 71페이지: 아야와 전화를 하고 나면 힘이 난다. 별 특별한 말이 없어도 그 자체만으로 위로가 된다. 전화는 생활의 필수품이고, 언제라도 전화를 할 수 있는 여자 친구는 인생의 필수품이다.
- 74페이지: 언제까지 어린아이로 있었으면 좋을 텐데 ……
- 92페이지: "서른이 가까워지면 말이야……"
좀 가라앉은 목소리로 노리코가 말했다.
"옛날엔 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할 수 없는게 많아."
아무에게도 맞추지 않은 노리코의 눈이 멀리 있다.
"맨얼굴로 있는 걸 못해."
아야가 곧바로 이었다.
"맨얼굴과 알몸 어느 쪽이 더 부끄러울까, 하는 수필이 있었지."
노리코가 말한 수필 속에도 스물아홉의 여자가 나온다. 그 여잔 갑자기 욕실에 들어온 그를 피해 얼굴을 가렸었다.
스물아홉의 여자는 맨 얼굴이 부끄럽다.
펄이 든 진홍 립스틱도 부끄럽다.
늦은 밤 달랑 하나만 사게 되는 도시락도 부끄럽다.
어린 여자를 경계하는 스스로도 부끄럽다.- 124페이지: 연애에는 타자에게는 설명할 수 없는, 당사자밖에는 모르는 영역이 있다. 헤어져야 한다고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상대에게 끌려드는, 그런 건 이해의 차원이 아니다. 사랑은 사랑에 이끌리는 것, 나보다 내 맘이 먼저 도착해 나를 기다리는 것, 사랑은 시작도 끝도 너무 아픈 것이다.
- 128페이지: "그렇지만 나 말야, 옛날 추억으로 갈팡질팡한다는 건 바보 같은 짓이라고 생각해."
노리코는 옆자리 아야에게 말했다.
"다른 여자와 결혼한 남자와 다시 옛날로 돌아간다는 건, 최고로 바보야."- 135페이지: "어린 시절엔 말이야, 내가 꿈꾸는 것은 뭐든 실현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 그런데 초등하교에 들어가서 뜀틀을 못 넘기도 하고, 모두 대답할 줄 아는 문제를 혼자 모르기도 하고…… 점점 인생이 자신이 생각하는 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지. 어린이 될수록 인생이 손바닥에서 미끄러져 떨어지는 것이 보여."
- 136페이지: 이루고 싶은 꿈이란 누구에게나 소중하다. 사소한 꿈이란 없는 거다. 살아가는 일은 자꾸 버거워지지만 그래도 견뎌낼 수 있는 건 바로 그런 사소한 꿈꾸기 때문이다.
- 186페이지: 옆에서 축제 구경만 하는 삶이라, 그래 누구에게나 삶은 스스로가 주인공이어야 한다.
- 213페이지: 노리코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오랜만에 누워 아야와 얘기하자 마음이 아주 잔잔해졌다. 무슨 이야기든 할 수 있는 여자 친구란 역시 좋은 거다. 사랑하는 남자보다 훨씬 필요한 존재다.
"점점 무거워진다. 노리코."
아야도 나지막하게 말했다.
"뭐가?"
"살기, 사랑하기, 그 외 여러가지가."
"그래."
2권
- 100페이지: "도저히 그 부인을 밀어내고 아사바랑 합치지 못하겠어."
"착한 척 할 때가 아니잖아, 아야."
켄이 타이르듯 말했다. 아야의 기분은 이해하지만 타인에게 상처 입히는 것이 두려워서 자기 행복을 포기하는 건 옳지 않다.- 211페이지: 내 인생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았다. 그러니까 이제 열심히 내 인생을 사랑하며 살 수 있다. 그걸로 충분하다.
- 226페이지: "아기 낳아라, 아야!"
한참 동안 침묵이 흐른 뒤에 노리코가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뭐?" / "그렇게까지 각오를 하고 있다면 낳아." / "노리코!" / "아빠가 필요하면 내가 아빠가 되어줄게. 고모가 필요하면 내가 고모할게. 경제적으로 곤란하면 내가 벌어다줄게. 호적 가지고 누가 말하는 인간 있으면, 내가 가서 패주고 올게. 평생 아야 옆에 있을 테니까 안심하고 낳아라."- 227페이지: "자기 인생을 사랑할 수 있다는 거 정말 멋진 일이야. 제일 행복한 일이야. 아야의 마음, 아이도 언젠가 분명 알아줄 거야. 자기 인생을 사랑해줄 거야."
- 228페이지: "…솔직히 저는 지금까지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비어 레스토랑의 점장이 아니라, 패션 머천다이저라고 생각해왔습니다. 그런데 일을 하며 달라졌어요. 나도 몰랐던 재능이 여기 레스토랑에 숨어 있더군요. 점장으로서의 능력을 인정받아 새로운 일을 맡아달라는 곳이 나타났습니다. 그래서 난 어쩌면 지금의 모습이 진짜 내 자신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한 번 더 레스토랑의 점장으로 노력해볼 생각입니다. 그런 결정을 한 제 자신이 참 사랑스럽습니다. 여러분들도 행복하세요. 무슨 일이 있어도 자신의 인생을 사랑할 수 있는 삶을 꾸려가세요. 저도 주변의 여러 사람들에게 그렇게 사는 법을 배웠습니다."
나의 감상평
2008/03/10
예스24 사이트의 서평에서 사람들의 평가가 내가 읽었을 때 느꼈던 느낌과는 다소 차이가 있는 듯했다. 내뜻과는 달리 예스24에서의 평점은 낮았지만, 나는 꽤 재미있게 본 일본 소설이었다. 무엇보다도 내가 이 소설에서 주의깊게 살펴본 것은 노리코, 아야, 켄 이 세명의 우정이 눈에 띄었다. 그중에서도 아야와 노리코간의 관계. 서로 무엇이든 허물없이 이야기 할 수 있는 친구 사이인 이 둘은 소소한 일상부터, 각자가 고민거리가 있을때 서로 의지하고 이야기를 들어주는 절친한 친구 관계다. 무엇이든 마음편히 이야기 할 수 있는 친구 하나 있는 것. 꽤 축복받은 일 아닐까? 또, 이 둘은 상투적이고 사회에서들 이야기하는 그런 뻔한 답만을 하지 않고 진정으로 상대방에 대한 애정으로 서로 감싸고 안아주며 나가는 모습이, 부러워 보였다. 무엇보다도 사회적 통념상, 그리고 그 속에서 오랫동안 살아온 나로써는 다소 충격적인 구절이 있었다.
"아기 낳아라, 아야!"
한참 동안 침묵이 흐른 뒤에 노리코가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뭐?" / "그렇게까지 각오를 하고 있다면 낳아." / "노리코!" / "아빠가 필요하면 내가 아빠가 되어줄게. 고모가 필요하면 내가 고모할게. 경제적으로 곤란하면 내가 벌어다줄게. 호적 가지고 누가 말하는 인간 있으면, 내가 가서 패주고 올게. 평생 아야 옆에 있을 테니까 안심하고 낳아라."
정말 이런 노리코 같은 친구가 있다면, 최고의 인생이 아닐까 싶다. 그런 친구를 구하기 전, 일단 내가 그런 친구가 될 수 없을까 생각해보기도 한다.
무한걸스를 보다 그전에는 별로 좋아하지 않던 신화의 민우가 이런 이야기를 했다. 어떠한 돈이나 재산보다도 친구라는 재산은 어디에 비할수 없는 보물이라는 걸. 이 소설을 읽고 그의 이 한마디가 내 마음을 때리는 듯 했다.
29살이라는 주인공 노리코의 나이는 그만큼 어느새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나이를 먹었다는 느낌을 어필하고 있다. 24살. 벌써 20대의 중반을 지나가고 있고, 대학교에서 마지막 학년인 4학년이 지나고 있다. 숫자로는 이 둘은 다소 차이가 있지만, 숫자를 통해 느끼는 감정은 노리코나 나나 서로 비슷한 것이 아닐까 싶다. 인생을 그리 오래 살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어느정도 살아온 24년 동안. 내 스물 넷만큼은 좀더 의미있고 보람되길 바라게 만든 책이었다. 앞으로도 진로문제로 고민하던 차에 뜻이 맞는 친구를 만난 기분이었다.
참고자료
이 글은 스프링노트에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