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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이러 갑니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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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이러 갑니다

진트­ 2008. 5. 30.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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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이러 갑니다

  • 저자: 가쿠다 미쓰요

  • 역자: 송현수 옮김
  • 출판사: media 2.0
  • 출판일: 2007년 1월
  • ISBN-10:  8990739489 / ISBN-13: 9788990739483
  • 평가:

 

독서기간

~2008/05/30

 

출판사 리뷰 [1]

나오키상과 가와바타 야스나리 문학상에 빛나는 일본 최고의 작가
가이엔 신인 문학상, 노마 문예 신인상, 쓰보타 조지 문학상, 산케이 아동출판 문화상, 부인공론 문예상, 그리고 제132회 나오키상([대안의 그녀])과 2006년 가와바타 야스나리 문학상([로커 엄마]). 가쿠타 미쓰요는 주요 문학상을 모두 휩쓴 일본 최고의 여성 작가다. 그녀는 데뷔 이래 거의 매년 한 권 이상 신작을 발표해온 다작 작가로 특히 유명하다. 소설 30여 편에 에세이 10여 편, 번역서와 앤솔러지가 각각 5편, 9편이다. 이렇게 작품이 많은데도 일본 평론가들은 입을 모아 "어느 하나 버릴 작품이 없다" "어떤 장르에서 무엇을 쓰든 다 빼어나다"고 극찬한다. 일상의 핵심을 짚어 그 본질을 섬세하고 날카롭게 파헤치는 그녀의 작품 세계는 일본에서도 최고 수준이라 평가되며, 주요 작품 중 [공중정원]과 [프레젠트]는 영화화되어 대중적으로도 큰 성공을 거두었다.
가쿠타 미쓰요의 다작에는 주 5일, 아침 9시부터 저녁 5시까지 매일 집필 시간을 지켜 작업하는 전업 작가의 근성이 깔려 있다. 이런 규칙적인 생활에 대해서 그녀는 "제가 원하는 것은 단지 계속 집필할 수 있는 상황뿐입니다. 그 상황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한다는 생각으로 살고 있어요"라고 말한다. 초등학교 1학년 때 작가가 되기로 결심한 이후 창작 실천 문예학과가 있는 와세다 대학에 진학해 글쓰기에 매진했다. 가쿠타는 정열보다는 규율을 우선시 하는 혹독한 작업 스타일과 프로 정신으로 소설을 생산한다. 그리고 이런 정신이 소설의 힘과 깊이로 이어진다.

섬세한 심리 묘사로 일상의 표층을 연다
일본 현대 소설이 현재 우리 서점에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는 이유는 특유의 속도감과 독특한 소재로 요즘 독자들의 구미를 쉽게 만족시켜주는 데 있다. 이에 반해, 가쿠타 미쓰요의 소설은 이런 유행이나 경향을 한 걸음 넘어서있다. 가쿠타의 소설은 오히려 시간을 타지 않는 정통 문학의 범주에 속한다.
가쿠타 미쓰요 소설의 주요 테마는 '일상'이다. 일상은 우리가 안주하는 곳이자 가깝게 느끼는 대상이다. 가쿠타의 소설에서 우리는 이런 일상에 친밀감을 느끼며 거기서의 고독감을 공유한다. 그러나 가쿠타가 열어 보이는 일상의 본질은 실상 낯설고 그 깊이는 너무도 깊어 쉽게 잡히지 않는다. 이런 양면성이 많은 문학 애호가들을 매료시키는 마력이기도 하다.
가쿠타가 그리고 있는 우리의 일상은 구질구질하다. 게다가 그녀는 소곤소곤 이야기를 들려준다. 집중해서 귀를 기울여야한다. 그러나 그렇게 나지막이 귀에 들어온 이야기는 강한 소리로 영혼을 울린다.

 

 

줄거리와 인상깊은구절

1. 죽이러 갑니다

나가노에서 오랜만에 도쿄로 상경한 구리코. 버스에서 "죽이러 간다"는 한 여자의 말을 듣고 내가 죽이고 싶어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생각해 보던 구리코는 초등학교 시절 자신의 선생님을 떠올린다. 자신을 경멸하고 증오했던 그 초등학교 시절 선생님을 구미코는 수소문을 해서 찾아가게 된다. 노인 요양 전문 병원에서 만난 선생님은 늙은 노인으로 변해있었으며, 구리코를 기억하여 증오하거나 경멸하는 대신 친밀한 무엇인가로 잘못 기억하고 있었다.


사람을 죽이러 갑니다." 우연히 버스 뒷자리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구리코는 정신이 번쩍 든다. 그리고 자신만큼이나 행색이 초라한 그 여자를 보며 생각한다. 나 또한 누군가 죽이고 싶은 사람이 있었던가? 구리코는 오랫동안 묻어두었던 서글픈 기억을 조심스레 끄집어낸다.[1]

 

등장인물
  • 하야시타 구리코: 주인공
  • 나라사와 히로에: 도쿄에 사는 구리코의 친구
  • 유이치: 구리코의 남편
  • 슈코: 히로에의 세살 자식
  • 사루야마 후키코: 구리코의 초등학교 시절 담임

 

본문

과거 사루야마가 구리코에게 했던 것처럼 억지스러운 말을 던지고 있을 때, 이상하게도 배고픈 기분이 들었다. 더 뭔가 쏟아 붓고 싶다. 더 상처를 주고 싶다. 더 잔혹하게 굴고 싶다. 걷어차고 침을 내뱉어주고 싶다. 자신의 몸을 안에서부터 물어 뜯으며 자신이 아닌 다른 누군가가 불쑥 나올 것 같다고 히로에는 말했지. 몸을 물어뜯는 것이 누구든, 불쑥 나온 그것이 진짜 자신의 모습이 아닐까. 구리코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어 등골이 오싹하고 서늘해졌다. - 42페이지

 

'하야시타 상' 이라고, 시루야마는 분명히 그렇게 말했다. 무섭게도 얼굴과 이름이 일치한 것이다. 그리고는 잘못 기억하고 있었다. 구리코에게 향했던 증오를 친밀한 무엇인가로 슬쩍 바꿔 기억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구리코가 혼란스러운 것은 그 잘못된 기억때문이 아니었다. 사루야마가 자신을, 함께 지냈던 그날들을 기억하고 있지 않은 것에 대해 구리코 자신이 분노하고 있단 사실을 깨달았기 떄문이다. 자기를 기억해주길 바랐다. 그것은 결국, 그가 가엾은 노인과 연관되길 아직도 바라고 있다는 것 아닌가. 히로에가 귀엽디 귀여운 자기 자식과 평생 떨어지기 싫어하는 것처럼, 그 기억을 소중하게 끌어안고 사루야마와 공유하고 싶었다는 것 아닌가. - 43페이지

 

2. 스위트 칠리소스

서로 다른 입맛 때문에 모양은 똑같지만 맛은 전혀 다른 음식을 차리는 신혼부부. 평화롭게 서로를 미워하는 일상이 이들의 식탁에 살의의 그림자를 드리운다.[1]

 

등장인물
  • 미도리: 도서관 사서 주인공
  • 아쓰시: 미도리의 남편
  • 마유코: 미도리 보다 한살 위의 동료
  • 요시타 시게미치: 미도리의 전 남자친구

 

본문

  세계관이 좁고, 시각이 좁으며, 게다가 그런 사실조차 알아채지 못하고 더욱더 좁은 곳으로 숨어 들어가려고만 하는 고집 세고, 편협하고, 자신만이 올바르다고 믿는 사람. 미도리의 그런 면을 하나 하나 일러준 사람이 엄마도 동창도 아닌, 겨우 4년 전에 만난 남자라니. 아쓰시는 남편이지만 4년 전에 만난 누구라는 정도밖에 생각되지 않을 때가 있다. - 49페이지

 

나란 사람은 치유할 수 없는 결점으로 똘똘 뭉친 인간 같아. 이렇게 털어놨을 때도 시게미치는 미도리에게 부럽다고 말했다. 결점을 알고 같이 있어주는 것은 고마운 일이다, 상대방이 훌륭한 사람이라고 착각하고 있기 때문에 비극이 일어나는 것이라며. - 58페이지

 

3. 잘 자, 나쁜 꿈 꾸지 말고

  동생(히카루)와 하야시바라 고타에게 복수하기 위해 특훈을 하는 사오리. 학교에도 가지 않고 밖에도 나가지 않는 동생은 누나의 특훈에 적극적으로 동참한다.


헤어진 남자친구에게 치사한 따돌림을 당하는 사오리는 복수를 꿈꾼다. 사고를 가장한 살인! 부숴버리겠다는 다짐 하에 사오리는 매일매일 특수부대 못지않은 체력훈련을 하지만, 막상 찾아온 결전의 순간 사오리가 하는 것은 올려차기 내려찍기가 아닌 "미안"이라는 바보 같은 사과다.[1]

 

본문

  히카루를 신기한 듯 쳐다보는 여자들도 있다. 히카루는 고개를 숙이고 있다. 귓볼이 빨개진 것을 멀리서도 알 수 있다. 히카루, 나는 말이야, 네가 만화에서 본 것처럼 강한 싸움꾼은 될 수 없어. 언제나 배고픈, 억센 여자가 되어갈 뿐이야. 하야시바라 고타를 때리지조차 못할지도 몰라. 하지만 강해져야해. 히카루, 알겠니? - 108페이지

 

속았다는 것을 알면 히카루는 아마 나한테 화를 내겠지. 말도 안할지 몰라. '라로리'라고도 말해주지 않을지 모른다. 내가 퍼다 주는 밥에 입도 안 댈지 모른다. 그래도 좋다. 혼자서 돌아올 수만 있다면. 증오와 공포와 혼란이 온몸을 채울지라도 괜찮다. 혼자서 버스를 타고 어딘가로 갈 수 있고 혼자서 제대로 돌아올 수 있다면. 게임기 컨트롤러로 조작하는 것도 손가락으로 버튼을 움직이는 것도 아닌, 자기 다리로 걷고 자기 주먹으로 휘두를수 있다면그것으로 좋다. 모든 것에 무시당해도 그것이 창문으로 보이는 사각 안의 경치보다 넓은 세계라면 더욱 좋다. - 109페이지

 

4. 아름다운 딸

 아름다운 엄마 가요코는 사춘기를 맞은 추한 딸이 자신을 향해 퍼붓는 알 수 없는 악의와 날마다 대면한다. 자신이 낳은 사랑스러운 자식이지만 그 아이를 죽이고 있는 자신을 상상하며 가요코는 깜짝 놀란다.[1]

 

본문

나 역시 꿈꾸고 있었던 거야. 옷을 개면서 가요코는 생각한다. 팔짱을 끼고 쇼핑 가는 일,옷을 서로 바꿔 입는 것, 방과 후에 만나 케이크를 먹으러 가는 일, 일요일 오후에 요리를 가르쳐주는 일. 레이가 아직 말하지 못했을 때부터 계속 마음 속에 그리던 일이다. 주위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레이가 아름다운 소녀가 될 줄 알았다. 레이가 같이 걷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지 않도록 나도 예쁘게 단장하고 있어야지, 생각했다. 팔짱을 끼고 걷는 자신들은 아름다운 모녀일거라고 생각했다. 어디세어부터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어디에서 무엇을 잘못한 것일까. - 136페이지

 

가요코는 며칠 동안 함께 지낸 여자의 얼굴을 떠올리며 걸었다. 중학생 애가 있는 것으로는 안 보인다고 눈썹을 올리며 말하던 여자의 얼굴, 오랜만에 인간다움 음식을 먹었다며 웃던 여자의 얼굴. 사무실로 돌아가서 다시 한번 주소를 확인해야히, 하면서도 마음 한 구석에는 여자가 쓴 주소도 전화번호도 나이도 이름까지 모든 것이 엉터리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공장 여자들은 하라 상을 기억 못한다고 했다. 가요코는 도시락을 함께 먹은 며칠간의 기억도 자신의 망상인것처럼 느껴졌다. 딸과 함께 식사를 할 수 없는 어머니의 망상처럼. - 142페이지

 

5. 하늘을 도는 관람차

바람피우다 들통이 난 시게미치는 관계를 끝낸 애인의 저주와 아내의 묘한 웃음 뒤에 숨은 원망에 숨이 막힌다. 두 여자의 살의의 대상이 된 시게미치는 깨닫는다. 십 엔짜리 동전으로든 저주로든 사람을 죽이는 일은 가능하다고. 왜냐하면 죽이는 것은 그 작은 물건이 아니니까. 그것을 손에 든 사람의 마음이니까.[1]

 

본문

당신을 저주할거야. 이와타 리리코는그렇게 말했다. 헤어질 때 그녀의 그 작은 아파트에서. 사실 리리코는 칼도 들고 있지 않았고 내복 바람으로 양초를 이마에 둘러매지도 않았지만(방구석에 무릎을 세우고 앉아 정말 조용히 미소까지 지으며 그렇게 중얼거렸다) 시게하루의 기억 속에 리리코는 날이 아주 잘 선 칼을 세워 들고 양초를 이마에 둘러메고는 무서운 귀신같은 모습으로 쥐어짜듯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잘 기억해둬. 나 아무 짓도 안 하지만 그랬다고 용서하는 건 아니니까. 저주할 거야. - 150페이지

 

(외도 한다는 거) 흔히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흔히 있는 일이긴 해도 가나짱은 뭔가 세상이 뒤집힌 것 같더래. 현실은 자기가 보고 있는 그것 하나라고 생각해왔는데, 한편으론 자신을 결코 받아주지 않고 자신ㅇ의 존재를 부정하는 현실이라는 것도 분명히 존재하고 있었던 거지. 립스틱이라는 것은 립스틱이면서 또 립스틱이 아니라고나 할까. 다른 현실로 가는 문인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는 거야. 그때 인터넷에서 그런 종교인지 자기개발인지 하는 '거짓의 세계'란 키워드를 알게 돼서 '이거다'라고 생각했나봐 - 171페이지. 아내가 시게하루에게 아내의 동창 중 한 명인 '가나짱'이 종교에 빠졌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6. 맑은 날 개를 태우고

자신의 아이를 지우고 자신을 버린 전 아내를 노리유키는 용서할 수 없다. 그래서 그녀가 사랑하는 개를 훔쳐 죽일 계획을 세운다. 그러나 작은 개가 자신의 무릎에 토한 토사물이 따뜻하다고 느낀 순간 노리유키의 눈에 눈물이 맺힌다. [1]

 

본문

아무렇지도 않게 아기를 처리하고 왔다는 말하는 여자가 노리유키에게 서서히 징그럽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짐을 싸들고 맨션을 나왔을 때 악목에서 눈을 뜬 것 같은 안도감마저 들었다. - 204페이지

 

 처음 비둘기 사건을 들었을 때, 노리유키는 순간적으로 범인이 자신과 매우 닮은 누군가가 아닐까 생각했다. 비둘기를 잡아 다리를 계속 자르고 있는 그자도 그렇게 행동한다면, 기분 좋고 시원시원한 사람들의 악의 없는 말에 상처받지 않고 함께 웃을 수 있다. 한편으론 조그마한 생물을 상처주면서, 또 한편으론 모든 사람에게 호감을 주고 좋은 사람이라는 말을 계속 듣고 있을 것이다. - 207페이지

 

개는 노리유키의 무릎에 매달리듯 올라타있다. 이 조그마한 생물의 눈동자를 도려내도, 목을 졸라도, 높은 곳에서 떨어뜨려도, 혹은 인적이 드문 곳에 버려도, 자신의 내면에 뚫린 구멍이 메워질 리 없고 오히려 더 넓어질 뿐이라는 것을 노리유키는 안다. 시오리의 집에 침입했을 때부터, 아니 원래 이 계획을 세웠을 때부터 줄곧 알고 있었다. 자신은 소심할 뿐만 아니라 선량하다. 그리고 버리고 도망가고 싶은 것은 개가 아니라 그 소심함이며 코딱지만한 선량함이었다. 하지만 그것을 어디다 버리면 될까? 산속에? 공원에? 빌딩 지하보도에? - 210페이지

 

7. 우리의 도망

 초등학교 동창의 죽음으로 구라타는 고향을 찾는다. 그리고 무난한 일상을 위해 머릿속 깊은 곳에 봉인해둔 또 다른 친구에 대한 기억을 끄집어낸다. 발레 교실 단짝이었던 눈부시게 아름다운 소녀 리사, 리사 주위를 떠돌던 미움과 살의. [1]

 

본문

 미워하는 일이, 적대시한는 일이, 욕하는 것이, 우리의 힘이 되어가는것 같았다. 나는 리사와 만나서 함꼐 뭔가를 씹고 있으면 학교에서의 일 대부분을 참을 수 있었다. 치마 길이에 대해 생활지도부원으로부터 주의를 받아도, 조그만 일에 말싸움이 벌어지고 여자친구들로부터 무시당해도, 수학에서 낙제받아 엄마한테 혼나도, 리사와 함께 있으면 헤헤 하고 웃으며 지낼 수 있었다. - 229페이지

 

(리사를 찾아 전에 리사가 살던 동네에서 수소문 하는 구리타)

"화제라 함은……." 나는 입을 다물었다. 그렇게 말하고 나서 왜 리사를 찾으러 왔는지 알았다. 나는 알고 싶었던 것이다. 리사가 그후에 어떻게 되었는가가 아니라 리사가 안고 있던 그 미움이 그 후 어떻게 되었는가를. 사라졌다면 어떻게. 폭발했다면 어떻게. 지금도 껴안고 있다면 그것도 얼마나 짙은지. -241페이지

 

관련자료

저자 인터뷰 [1]

[죽이러 갑니다] 신간 발표 기념 대담
가쿠타 미쓰요(저자) vs. 기리노 나쓰오(추리소설가)

기리노: 이번 책에서 재미있게 읽은 단편 중 하나가 '맑은 날에 개를 태우고'입니다. 아줌마들의 작은 악의는 모이면 분출돼버리지만, 증오는 그 에너지가 너무 커서 대상이 명확해지면 의외로 악의는 사라지게 된다는 이야기가 굉장히 신선했어요.
가쿠타: 처음 악의와 살의를 테마로 쓰려고 했을 때는 결말을 아주 극적으로 만들려고 했어요. 제 스타일로는 절대로 하지 못하는 결말. 예를 들어 분노나 증오로 사람을 상처주거나 다치게 하는 거요. 하지만……, 머릿속으로는 누군가를 죽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결국 그렇게 할 수 없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소설을 쓰는 내내 결말에서는 일상에서 벗어나려고 했는데 쓰면 쓸수록 일상에 직면해버리더군요.
기리노: 일상 그 자체만으로 몹시 무섭던데요(웃음). 여러 가지 일이 일어나고 있는데, 일상을 무심히 보낼 수 있다는 것이 무섭다고나 할까요.
가쿠타: 결국 결론은 일상이 가장 무섭다는 거였어요.
기리노: 이 작품 읽고 나서 가쿠타 씨가 무서운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웃음). 싫어하는 사람에 대해 쓰는 데 아주 뛰어나다고 할까, 아니면 잘 알고 있다고 할까. '스위트 칠리소스' 중에서 "나와 남편은 평화적으로 서로 미워한다"는, 사랑과 애증은 서로 같은 얼굴이지만 현실은 사랑과 미움이 각각 같은 강도로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아주 잘 표현했다고 봅니다. 그리고 식사의 디테일이 대단히 리얼하고, 남의 일 같지 않았어요(웃음).
가쿠타: 식탁에 일순간의 살의가 흐르지요(웃음). 짧은 순간이지만요.
기리노: '잘 자, 나쁜 꿈꾸지 말고' 중 스토커가 된 남자친구와 주인공이 교실에서 우연히 만나는 장면에서, 그 복수를 할 긴장된 순간에 갑자기 "미안"이라고 말해 버리는 장면. 정말 대단한 반전이라고 생각합니다. 주인공이 거기서 폭발했다면, 살의는 너무도 단순한 게 되어버렸겠지요. "미안"이라고 말함으로써 자신의 살의를 잘 위장시켰다고 할까. 살의는 자신의 내면의 문제이니까요. 가쿠타 씨는 그 순간을 예리하게 묘사했어요.
가쿠타: 존 어빙과 스티븐 킹 그리고 기리노 씨의 소설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같은 선상에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알게 모르게 어느새 일상에서 비일상으로 넘어가는 접근방식이 같다고 봐요. 결국은 일상의 사사로운 것들로 접근해가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기리노: 가쿠타 씨의 스타일이야말로 그렇죠. 이 작품집에서도 상당히 비일상적인 요소가 많다고 느꼈어요. 자유자재로 일상과 비일상을 넘나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쿠타: 감사합니다.
-'나미' 지 인터뷰, 신쵸사 홈페이지에서 발췌 

 

 

나의 감상평

2008/05/30

  • 장점:
  • 단점:

 

참고자료

(1) 예스24, 죽이러 갑니다

 

 

 

이 글은 스프링노트에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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